감독 : 박찬욱 별점 : 박찬욱 필몹시 두 번째 영화! 요즘 내가 안 본 명작 영화가 너무 많다는 걸 잘 느껴.. 오래전 영화라 그런지 처음에는 불편해서 인상을 찌푸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래도 후반부가 정말 좋았어!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만큼이나 주제가가 좋다고 생각한 영화였다.이 리뷰는 스포일러가 굉장히 많습니다1)선량하고 나쁜 인간의 양면성 왓챠페디아의 말 속에서 “이 영화에는 죄가 있는데 죄인은 없다”라는 코멘트가 있었다.대부분의 복수 영화에서는 보통”복수를 하려는 사람”이 선으로 그려지며”복수하는 사람”이 절대 악으로 묘사된다.그러나 이 영화는 그 크리시를 완전히 깨뜨리고 있다.<복수는 나의 것>은 두 주인공이 등장한다.머리를 초록색으로 물들인 청각 장애자의 류(신·하규은)과 류우가 다니던 회사의 이사인 동진(송·강호)이다.두 인물은 등장 초반에 착하고 순수한 모습을 보인다.류우는 언니 때문에 신장을 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언니를 간호하는 것에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자신의 신장을 가져간다고 하는 매매자의 주사를 맞아 주거나 아이를 유괴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선을 긋기도 한다.이런 모습을 보인 그는 착한 사람처럼 보인다.그러나 언니의 죽음 이후 그는 완전히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장기 매매업자를 찾아낸 그는 그들을 몰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신장을 잔인하게 빼앗다.경찰조차 그가 상상을 초월한 녀석이라고 해서 추적을 그만두겠다고.강렬한 복수심이 착한 사람의 나쁜 모습을 여과 없이 이끌어 낸 것이다.장기 거래자의 주사를 놓는 종류이는 동진도 마찬가지다. 동진은 손에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자해를 하는 사람을 갈라놓았고, 납치범의 말을 들으면 딸을 돌려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인간의 선함을 믿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납치범이 돈가방을 내려놓고 눈을 감으라고 하면 그대로 눈을 질끈 감고 서 있다. 딸의 부검을 지켜볼 때는 눈을 뜨지도 못하고 엉엉 울고 만다. 착하고 순수해 보이는 모습이야.그러나 딸의 죽음 이후 복수심으로 잠식당한 그 역시 류처럼 점점 나쁜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영미를 잔인하게 고문하고, 류 언니의 부검을 지켜볼 때는 하품까지 한다. 초반과 달리 차갑게 변해버린 그의 눈빛을 보면 섬뜩하다. 송강호 배우의 연기는 언제 봐도 놀랍다··· 눈빛만 봐도 캐릭터의 생각이 다 전달되는 것 같다)눈을 감으려고 정말 감고 있는 동진류와 동진은 서로 복수를 꿈꾸지만 어떻게 보면 둘은 선도 악도 없다. 동진에게는 딸을 유괴해 죽게 한 류가 악하고, 류에게는 연인이었던 영미를 죽인 동진이 악이다. 하지만 각자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이들의 복수심이 충분히 이해되기도 한다. 영화에서 두 주인공은 선과 악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다. 단 한 사람의 인간으로 그려진다. 동진이 류를 죽이면서 하는 마지막 대사는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잘 담고 있다. 너 착한 사람인 거 알아. 그러니까 내가 널 죽이는 거, 이해하지?2)설명 없이 상황에서 보이는 전개 방식<복수는 나의 것>의 전개 방식은 다소 불친절하다.그만큼 건조하고 간결하게 상황을 전개한다.이 영화는 개연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다음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앞에 늘어놓지 않는다.상황에서 먼저 보일 뿐이다.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영화는 1개의 라디오 방송에서 시작된다.주인공의 용이 누나에게 심장을 이식하기로 했다는 희망적이고 감동적인 내용의 방송이다.그 방송을 함께 들으며 류우와 그의 누나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다.그리고 바로 다음 장면에서 의사가 통보된다.”A는 무엇이 A이야.혈액형이 맞지 않으면 수술할 수 없습니다, 이 사람!”단 수 컷으로 상황은 완전히 반전되어 버렸다.그리고 이러한 전개 방식은 영화 내내 이어진다.동 진 딸을 잠시 맡게 된 상황, 류샤가 공장에서 해고당하게 된 상황, 류샤가 돈 진에 협박 편지를 보낸 상황, 그런 중요한 상황을 사전 설명 없이 바로 보인다.컷 하나 바뀐 것인데 주인공이 느끼는 희비가 휙휙 변하고 만다.이 끔찍하고 비극적인 사건을 건조하고 간결하게 전개하기 위해서 그 비극이 더욱 극대화될 것 같기도 하다.특히 가장 임팩트가 있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에서 류윤지는 자신의 신장과 천만원을 주는 대가로 언니의 신장을 이식 받기로 약속된다.누나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한 류우는 매매자의 팔에 주사를 치면서 착한 행동을 보인다.바로 다음 컷으로 보이는 것은 바닥에 떨어진 붉은 장미이다.이어 보이는 것은 그 전에 배에 구멍이 열린 채 옷도 없이 누운 류우이다.판매자의 물건으로 가득 찬 옥상은 벌써 텅 비었다.단 2,3컷만 영화는 희망적이었던 류의 상황을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만다.개인적으로 불친절한 전개 방식을 선호하지 않지만, 이 영화가 보이는 압축적 스토리텔링 방식은 정말 매 순간이 충격이었다!옥상씬에서 정말 좋다고 생각한 컷! (매매자들과 옥상에 올라가는 류/텅 빈 옥상에 떨어진 장미)3)복수는 누구의 것인가?결말이 좋다고 생각한 영화가 많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결말이 가장 좋았다.류우는 결국 장기 매매자에게 복수하는 데 성공했고 동 진 영미에게 복수하는 데 성공한다.동 진 다시 용을 죽이면서 자신의 복수를 모두 하지만 갑자기 몰려든 사람들에게 살해된다.복수하고도 손·강호은 도대체 누가 자신에게 복수를 했는지 모르고 죽어 가다가도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몸에 박힌 판결문을 읽으려고 노력한다.몰려간 남자들은 그가 죽인 영미의 동료들이었다.돈 진이의 복수가 결국 자신에 대한 복수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복수는 나의 것 』는 영화의 제목처럼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했다.그러나 그들 역시 결국은 다른 누군가의 복수 대상이었다.복수는 새로운 복수를 낳아 결국 복수는 돌고 도는, 누구의 것도 없어진다.이런 결말과 관련해서 왓챠페디아에 인상적인 멘트가 있고 몇개 가지고 보자!